사)제주장애인인권포럼(대표 김성완)은 지난 3월 30일부터 4월 12일까지 2주에 걸쳐 제주도 내 93개소의 재활용도움센터를 대상으로 장애인 접근성 모니터링을 진행하였다. 생활쓰레기 처리는 시민들의 생활과 가장 밀접하면서도 중요한 문제이고, 제주도가 앞으로 계속 재활용도움센터를 신설할 계획이 있으므로 장애인이 시설에 접근하고 이용하는데 어려움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10명의 장애인 당사자가 직접 재활용도움센터를 방문하여 조사하였다.

재활용도움센터는 「장애인ㆍ노인ㆍ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제7조 편의시설 설치 대상시설 중 어느 곳에도 해당하지 않아, 장애인 편의시설을 설치해야 할 의무가 없다. 하지만 「장애인등편의법」의 편의시설 설치 기준을 적용해 조사하였으며, 주출입구 접근로, 주차공간, 경사로, 출입구, 화장실, 세면대 6개 주요 항목과 내부시설, 휴식공간과 창고 등을 살펴보았다.

조사 결과, 주출입구 접근로, 경사로가 다소 미흡했으며 출입구와 화장실, 세면대의 유무는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활용도움센터는 100제곱미터 내외의 건축물 형태의 재활용품 보관시설로서, 이용자의 접근성과 이용활성화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설치하다보니 인구가 많고 주차공간이 협소한 지역에 설치되는 경우가 많다.

주출입구 접근로는 대개 비장애인이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보행로만 확보된 곳이 많았다. 안전봉으로 보행로와 도로의 구분을 해두기는 했으나 휠체어, 유아차는 지나갈 수가 없어 결국에는 도로를 이용해야 하는 사례도 많았다.

재활용도움센터를 설치하기 위해 주차장과 공간을 같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주차공간 확보는 잘되어 있는 편이나 장애인주차구역을 따로 확보하지 않은 점은 아쉬운 부분이며, 9개소를 제외한 센터 대부분이 경사로를 가지고 있었지만, 이는 쓰레기 수거함이나 모인 쓰레기를 외부로 옮기는 작업을 위한 경사로로 휠체어와 유아차의 통행을 위한 경사로의 조건에는 맞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화장실의 경우에도 상주하는 근로자를 위한 화장실이 대부분 있었으나 공영주차장의 화장실이나, 주변 시설의 화장실을 같이 이용하는 곳이 아니라면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은 전혀 없었다. 쓰레기를 분리하고, 정리하는 작업을 이용자들이 직접 하다보니 손을 씻을 수 있는 세면대는 위생 편의를 위해서 꼭 필요한 부분인데, 9개소를 제외하고는 세면대가 적절하게 설치되어 있었다.
종량제봉투 수거함의 경우, 뚜껑을 위로 열어 종량제 봉투를 넣어야 한다는 점과 음식물 쓰레기 수거함 역시 높이가 1미터가 넘는다는 점에서 이용에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현재의 음식물 쓰레기 종량기(RFID)방식에서 현장에서 건조 처리되는 음식물류 감량기를 추가 설치하고 있는데, 음식물쓰레기를 투입구에 넣기에 높은 편이라 발판이 놓여있으며, 휠체어 이용자는 아예 접근조차 할 수가 없다.

사)제주장애인인권포럼 김성환 부장은 “재활용도움센터는 일반적인 건축물로 보거나 그 시설의 정의를 명확하게 규정하기 어려운만큼 편의시설 설치가 의무가 아닌 상황이다. 이에 기본적인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해 재활용도움센터를 설치하고, 운영하는 데 있어서 조례를 제·개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며 “센터에 모인 대량의 쓰레기를 외부로 실어 내야 하는 만큼 출입구 유효폭이나 경사로는 어느 정도 갖추고 있다. 이에 적절한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제주시, 서귀포시 생활환경과에 결과를 공유했으며, 오는 7월에 출범하는 제주도의회에 조례 제,개정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